“하나님이 이 일을 악하게 여기사 이스라엘을 치시매 다윗이 하나님께 아뢰되 내가 이 일을 행함으로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이제 간구하옵나니 종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 하니라 ” (21:7,8)
다윗의 통치 말년, 인구 조사를 함으로 하나님의 징계를 받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인구 조사가 죄가 된 이유는 하나님보다 군사적 힘을 의지하려 했던 다윗의 교만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수많은 전쟁에서 승리하여 왕위가 견고해진 것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입니다. 그 사실을 잊고 자신의 방법을 더 의지할 때 은혜는 징계로 바뀌게 됩니다.
그런데 그동안 역대기는 다윗에 대한 부정적인 사건을 일절 기록하지 않았는데 유독 이 사건의 전모를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 돌아왔지만 여전히 주변의 이방 나라의 압제와 위협 속에 있던 백성들에게는 다윗 시대와 같은 군사적인 능력이 가장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군사력이 있어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없다면 더 큰 위기를 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의 인구 조사의 전모를 자세히 기술함으로 지금 필요로 하고 구해야 할 것은 군사적인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쓰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은혜로 행하신 일들을 내가 한 것처럼 여기는 것은 은혜를 망각하는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다윗은 ‘내가 심히 미련하게 행하였나이다’라고 고백하며 용서를 구합니다. 이것은 자신의 행동이 어리석은 실수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은 불신앙의 범죄라 여기고 철저하게 회개한 것입니다. 그 일 자체보다 그 일을 하면서 자신이 품은 마음과 생각과 관련된 모든 동기까지 돌아보며 회개한 것입니다.
사순절 기간입니다. 죄를 범하지 않은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회개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고난에 대한 묵상과 함께 겸손히 엎드려 우리의 죄를 회개하는 은혜스러운 사순절 기간이 되길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