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아하스 왕의 시대에 아람 왕 하사엘이 항상 이스라엘을 학대하였으나 여호와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더불어 세우신 언약 때문에 이스라엘에게 은혜를 베풀며 그들을 불쌍히 여기시며 돌보사 멸하기를 즐겨하지 아니하시고 이 때까지 자기 앞에서 쫓아내지 아니하셨더라” (13:22,23)

‘전철을 밟다’는 과거의 잘못했던 선택이나 행동을 되풀이한다는 의미의 관용어입니다. 앞에 가는 사람이 중요한 이유는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그 길을 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북이스라엘 열왕의 역사에 자주 등장하는 “여로보암의 길”은 그들의 신앙적 타락과 본질이 무엇인지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용어입니다. 신앙적 실패와 그 참담함이 한 사람으로 족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잘못이 계속 반복됩니다. 그리고 그 잘못으로 인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예후의 아들 여호아하스가 왕이 되지만 그도 역시 여로보암의 길을 좇아 악을 행한 왕이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악이란 윤리적 사회적 위반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존해야 할 인간이 자기를 숭배하고 우상을 숭배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여호아하스 왕의 시대의 죄악에 대한 징계로 이스라엘은 아람 나라의 학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결코 뉘우치거나 돌아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멸망당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당장에 멸망되지 않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소개되고 있습니다. 바로 조상들과 세우신 언약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존재하기 오래전부터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그 자손이 번성하고 창대케 하겠고 복의 근원이 되게 하시겠다고 하신 약속 때문입니다. 약속은 인격적인 두 존재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그 언약에 신실하지 못함으로 그 관계를 깨어버렸습니다. 약속은 한쪽이 깨버리면 무효되고 취소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들의 조상들과 세운 언약을 계속 기억하십니다. 언약을 계속 유효화시킵니다. 이 은혜 때문에 그들이 당장 망하지 않고 회개하고 돌아올 기회와 기다림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은 이토록 신실하십니다. 사람은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도 않고 지킬 능력도 없지만 하나님은 하신 말씀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쉽게 떠나 살아갑니다. 하나님을 떠나도 내 삶에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고 자만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생각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살아가지만 당장의 모습으로 망하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이유는 우리를 향한 구원의 약속 때문입니다. 은혜를 베풀고 불쌍히 여기며 돌보시고 멸하기를 즐겨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이같은 은혜와 긍휼의 풍성함을 아는 자입니다. 그 은혜를 알기에 세상을 향해  한없이 떠내려가는 마음을 돌이켜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