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압이 왕께 나아가서 그에게 아뢰매 왕이 압살롬을 부르니 그가 왕께 나아가 그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어 그에게 절하매 왕이 압살롬과 입을 맞추니라” (14:33)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감동적인 내용만 있으면 좋을 텐데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도 결국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살 수 없는 죄인일 뿐입니다.  성경은 그들을 미화하거나 가리지 않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성경은 압살롬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소개하기를 이스라엘 가운데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는 최상급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발바닥부터 정수리까지’ 흠이 없는 자로 그의 외모에 대한 완벽함을 과장되게 표현합니다. 그러나 이는 내면이나 능력이 아닌 겉모습 때문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음을 강조하는 동시에 외모보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평가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복선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그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흠모를 받았던 머리카락이 후에는 그의 죽음의 결정적 원인이 됩니다. 아무튼 다말을 추행한 사건에 대한 복수로 이복형 암논을 죽이고 도피한 압살롬이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옵니다. 그 내용이 상세하게 기록된 것은 다윗 생애에 가장 치욕적인 사건과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압살롬은 자기 아버지인 다윗에게 반역을 일으키는 패륜적인 일을 저지르게 됩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볼 것은 회개가 전제되지 않은 용서는 더 큰 죄를 낳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압살롬의 귀환은 요압의 계획대로 이루어졌지만 불완전한 결말로 끝남으로 인해 이 일은 더 큰 비극의 씨앗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을 보면 왕실 내에서 살인이라는 중죄를 자행한 압살롬의 귀환 이전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하나님의 뜻을 묻고 기다리는 모습이나 신하들과의 최소한의 의논이 없었습니다. 압살롬의 귀환은 그런 과정이 배제된 상태에서 급한 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회개가 빠졌습니다. 회개가 없어도 하나님께서 알아서 자비를 베푸실 것이라는 것은 심각한 착각입니다. 잘못된 과거를 청산하려면 인간적인 감정이나 임시방편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철저한 회개와 당사자들 간의 근본적인 화해를 통한 청산이 되어야 후에 다른 문제가 없습니다. 용서의 전제 조건은 회개입니다. 잘못에 대한 모호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려움과 고통을 가져다줍니다. 매일 살아가는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를 세울 수 있는 믿음의 자녀가 되길 원합니다.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 ”(대하7:14).